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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시가 국민에게 공식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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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7-0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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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고 최숙현 선수와 관련한 두 번째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피해자가 경찰과 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등을 찾았으나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도 사실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최 선수에게 폭행을 가한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국민적 공분을 뛰어넘어 최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하기 전부터 애타게 자신의 처지를 호소했지만 외면했던 관련 단체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발언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경상북도도 강도 높은 대책을 세웠다. 경북도는 이번 사건의 명백한 진상 규명을 위해 경주시와 경주시체육회를 대상으로 특별조사·감사를 실시키로 했다. 이번 감사는 관련 민원사항 처리과정의 적정성, 선수 인권보호 체계, 실업팀 운영실태 등에 대한 전반에 걸쳐 이뤄지면 감사결과에 따라 선수 인권침해 등 비리가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최숙현 선수는 감독과 팀닥터, 동료 선수들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해 관련 당국과 경찰에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진상 파악을 머뭇거렸다.
 
  한 쪽의 진술만으로는 조치를 내리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말이 되는가. 어린 선수가 조목조목 피해사실을 들어 조치해 주기를 호소했는데 양쪽을 불러 사정을 들어보고 증인들의 증언도 들어봐야 사태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뭇거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이 사건의 1차적인 책임은 가해자들에게 있다. 그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연 그들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릴 것인가. 그들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할 경주시청과 경주시체육회는 이 사건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태도가 온당한 것인가. 감독하고 관리했던 책임자가 국민들 앞에 나서서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납득할 것인가.
 
  물론 주낙영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사과하기는 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공인의 SNS는 일정부분 공개발언으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더 명확한 절차를 거쳐 책임 있는 사과를 원하고 있다.
 
  대통령과 경상북도가 직접 나서서 경주시와 체육회의 책임방기에 대해 따지기 전에 먼저 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해야 했다.
 
  국회에서 이 사건을 밝히려고 상임위를 열고 전국의 언론이 대서특필을 해 경주시의 이미지는 엄청나게 실추되고 있다. 눈앞에 불거진 최 선수의 사건 외에도 경주 전체가 입게 될 이미지 손상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책임 있는 사람이 나서서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먼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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